불타는 투혼
<불타는 투혼>은 '살아있는 경영의 신'으로 불리는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의 이야기다.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은 일본 교세라 창업자이자, 마쓰시타 고노스케 (파나소닉 창업자), 혼다 소이치로 (혼다 창업자)와 함께 '일본의 3대 기업가'로 손꼽히는 인물이다. 교세라 (전자기기, 정보기기, 태양전지, 세라믹, 관련 기기 제조회사)와 KDDI(제2전신전회주식회사) 창업한 후, 2010년 위기에 몰린 일본항공 (JAL)의 회장으로 취임해 정상화에 기여했다.
그의 경영방식은 단순하다. 실적 저하 원인을 외부 환경에 돌리는 경영자가 있는 반면,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은 그것을 극복하고자 하는 강한 의지와 용기만 있으면 불가능은 없다고 말한다. "경영자는 격투기를 할 때와 같은 투혼이 필요하며, 무슨 수를 써서라도 기업을 강하게 만들겠다는 마음가짐으로 투혼을 불태워야 한다"고 말이다. 저서 <불타는 투혼>은 어려운 침체시기에 살아남기 위한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만 가지고 있는 노하우가 담겨져있다.
특히 적자에 허덕이던 일본항공(JAL)을 살려낸 그는 기업 경영에 관한 정신 철학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업 경영에 관한 확고한 정신 철학이 결여된다면 아무리 대기업이라도 오랫동안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가 내세운 '불황을 성장의 기회로 바꿀 수 있는 방법'을 다음 4가지로 나눠 강조했다.
첫째, 경영자는 전 직원과 끈을 불황일수록 더 튼튼히 묶어야 한다.
둘째, 경비란 경비는 다 삭감해야 한다.
셋째, 불활일수록 임직원 전원이 모두 영업에 임해야 한다.
넷째, 불황 국면이야말로 신제품과 신상품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된다.
1980년대 중후반 버블 붕괴로 일본 경제는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 이후 '잃어버린 20년'으로 불릴만큼 혹독한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경기 침체는 지금도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반면 중국이나 한국 등 주변 국가는 승승장구 하고 있다. 지난 날 융성했던 일본 경제가 힘을 쓰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는 '마음'의 차이에서 이런 격차가 발생했다고 말한다.
과거 일본은 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하고 국토는 초토화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인들은 희망을 잃지 않았다. 필사적으로 견뎠으며, 그 중에는 뜨겁고 강한 '마음'을 가진 기업가들이 있었다. 맨주먹 하나로 기업을 일으킨 마쓰시타 고노스케 (파나소닉 창업자), 혼다 소이치로 (혼다 창업자), 이부카 마사루 (소니 창업자) 등 고매한 사상과 강렬한 의지를 가진 이들이 각자 사업 활동에서 필사적으로 몰두했다.
그런데, 현재 일본 사회를 보면 실적 저하가 지속되는 이유를 외부 환경 (경제 상황, 시장 동향 등)이나 다른 곳에 전가하고자 하는 경영자들이 많다. 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불요불굴의 의지다. 어떤 일이 있어도, 어떤 장해가 있어도 그것을 극복해나가고자 하는 강한 의지와 용기다.
스노우폭스 김승호회장님께서 '자신의 생각과 비슷한 인물'이라고 말해 호기심이 생겨 찾아보게 되었다. 일본 저자의 책은 대체로 짧고 간결해서 좋다. 단순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어 읽기도 편하다. 교세라 기업이념은 이렇다. "전 직원의 물심양면의 행복". 이것을 근간으로 어떻게 위기를 돌파했는지, 파산직전의 JAL을 어떻게 살려냈는지 등의 내용을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중간중간에 과거 경제 위기 내용에 대한 묘사로 다시 한번 복습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의 12가지 경영 원칙
첫째, 사업의 목적과 의의를 명확히 하라
>> 공명정대하고 대의명분이 있는 높은 목적을 세워라
둘째, 구체적인 목표를 세워라
>> 세운 목표를 항상 사원들과 공유하라
셋째, 가슴에 열망을 품으라
>>잠재의식에 스며들 정도로 강하고 지속적인 바람을 가져라
넷째, 누구에게도 지지 않게 노력하라
>>일이 크고 작음을 따지지 말고 한 걸음 한 걸음 견실하게, 꾸준히 노력하라
다섯째, 매출을 최대화하고 비용을 최소화하라
>>들어오는 것을 늘리고 나가는 것을 막아라. 이익을 추구하라는 말이 아니다. 이익은 뒤에 따라온다
여섯째, 가격 결정이 곧 경영임을 명심하라
>>가격 결정이 가장 중요하다. 고객도 만족하고 자신에게도 이익이 되는 한 지점을 찾으라
일곱째, 경영은 강한 의지로 결정된다
>>경영을 하는 데에는 바위도 꿰뚫는 강한 의지가 필요하다
여덟째, 불타는 투혼을 가지라
>>경영에는 격투기를 하듯 갈수록 격해지는 투쟁심이 필요하다
아홉째, 용기를 가지고 부딪쳐라
>>비겁한 행동거지가 있어서는 안된다
열번째, 항상 창의적으로 일하라
>>오늘보다 내일, 내일보다 그 후일이 나아지도록 새로운 길과 방법을 끊임없이 모색하라
열한번째, 상대를 배려하며 성실히 임하라
>>기업 경영에는 상대가 있다. 상대를 포함해 모두가 기쁘고 행복해야 한다
열두번째, 밝고 적극적인 자세로 꿈과 희망을 품고 늘 정직하라
이 중에서 일본이 가장 필요한 것은 여덟번째 '불타는 투혼'이다. 최근 일본 경제가 침체 상태에 빠져 있는 것도 그렇고 절망감이 만연한 것도 불꽃 같은 투혼이 아니고서는 이겨낼 수 없다.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특히 투혼이 필요하다. 기업 경영이나 비즈니스는 진검승부이며, 냉엄한 경쟁이 일상적으로 노출된다. 리더는 아무리 심각한 상황에 처해도 '절대 지지 않겠다'는 격한 투쟁심을 불사르고 그 모습을 조직원에게 보여줘야 한다. 투쟁하는 리더의 뒷모습을 보고서야 조직원들의 사기는 높아진다.
부국강병에 집중하다
일본의 근현대사를 보면 대략 40년마다 커다란 고비를 맞아 활황과 불활을 경험했다. 즉, 80년이라는 주기로 역사적인 변동을 반복했다. 에도막부가 지배했던 봉건 사회에서 벗어나 근대 국가로 길을 걷기 시작한 것은 메이지유신 때문이었다. 1867년 대정봉환 (에도막부의 쇼군이 천황에게 통치권을 반환함) 이 실시되어 메이지 신정부가 수립되었다.
새로 시작한 메이지 정부의 기본 정책은 부국강병이었다. 생산을 늘리고 산업을 일으키며 군비를 확대함으로써 근대 국가를 건설함에 목표로 했다. 부국강병의 길을 걷기 시작한 1865년부터 45년 후 러일 전쟁에 승리하고, 1905년 포츠머스 조약에 조인한다.
단숨에 국제 무대에 진출한 일본이 선택한 정책은 군비 확장이었다.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하는 등 메이지유신 이래 국가적 방침이 된 부국강병 중에도 특히 '강병'에 집중하게 됐다. 이후 제2차 세계대전에서 대패하면서 비극적인 결말을 맞았다. 이는 러일 전쟁 종결을 의미했던 포츠머스 조약으로부터 정확히 40년 후인 1945년의 일이었다.
패전으로 초토화된 일본은 중대한 반성을 했다. 이번에는 부국의 방향으로 경제부흥에 힘썼다. 세계인들인 이코노믹 애니멀(Economic animal)이라는 야유도 받았지만, 미국 다음으로 GDP가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으로 발전했다. 그 정점은 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한 뒤 40년이 경과한 1985년이었다. 당시 일본은 세계에서 막대한 무역흑자를 기록하는 유일한 나라이자, 많은 나라에서 일본의 독주에 불만을 품고 비판이 거세졌던 때다. 그해(1985년)에 바로 플라자 합의가 이루어졌다.
일본은 적극적인 재정금융 정책을 펼쳤고, 시장에 자금이 넘치는 버블경제가 가속화되었다. 토지와 주식 가격이 유례없이 올랐고, 투기열풍은 멈추지 않았다. 결국 버블은 붕괴되었고, 그 후유증은 현재에 이르러서도 완전히 가시지 않은 채 '잃어버린 20년'으로 경제 침체가 지속되고 있다.
파멸은 어느 날 갑자기 오는 것이 아니다. 아무도 모르는 새에 우리를 멍들게 하고 사회를 야금야금 갉아먹는다. 플라자 합의와 버블경제 붕괴로 이런 문제를 알아차리고 근본적인 문제를 재검토 했어야 했다.
벼랑 끝에 몰린 일본항공
나는 정부의 요청을 받아 도산한 일본항공의 회장에 취임해 재건 임무를 맡았다. 2012년 2월부터 사원들의 필사적인 노력과 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일본항공은 실적을 빠르게 회복했다. 마침내 2012년 9월 도쿄 증권거래소에 재상장될 수 있었다. 일본항공에 취임했을 때 내가 가장 먼저 한 일은 '일본항공 은 도산했다'라는 현실을 사원들에게 인식시키는 것이었다. 그리고 '우리 힘으로 벗어날 수 밖에 없다. 지금까지처럼 누구도 도와주지 않는다'라는 위기의식을 공유했다.
2012년 말 기준 국가 채무 총액이 997조 엔이었다. 총 인구로 나누면 국민 한 사람이 780만 엔의 부채를 떠안고 있는 상황이다. 안타깝게도 사람들은 자신과는 관계없는 이야기라고 생각하곤 한다. 국가가 파산할 수도 있다는 것을 실감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이웃 나라 한국을 통해 배워야 할 점이 많다. 1997년 한국은 국가 존망의 갈림길까지 내몰렸다. 아시아 통화 위기의 여파로 원화가치가 반년만에 50%나 폭락했고, 기업들이 잇따라 파산했다. 외화가 고갈되고, 국가재정이 바닥을 드러내자 한국 정부는 IMF에 지원을 요청했다.
당시 한국인들은 귀금속 등 패물을 정부에 기부하면서 위기에 처한 국가를 구하는 데 온 힘을 썼다. 한국인들은 무슨 일이 있어도 견뎌내고 계속 노력하고자 하는 투쟁심을 보여주었다. 일반 국민들까지도 국가와 사회를 되살리려는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자발적으로 행동에 나선 것이다.
꺾이지 않는 투혼의 리더들
패전 후 잿더미 위에서도 마쓰시타 고노스케(파나소닉), 혼다 소이치로(혼다), 이부카 마사루(소니) 등 이들은 꺾이지 않는 투지를 불태워 회사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일본 경제의 부흥에 힘썼다.
예컨대, 혼다 소이치로는 일개 자동차 수리공장의 경영자였다. 젊었을 때는 성격이 아주 거칠었다고 알려져있다. 현장에서 적당히 일하려는 사람에게는 인정사정 없이 주먹과 스패너를 날렸다. 젊은 시절에는 "돈을 벌고 싶어 사장을 하고 있다. 왜 돈을 벌고 싶냐면, 놀고 싶기 때문이다"라고 말하며, 매일 밤 게이샤를 불러다 흥청거리며 놀았다고도 한다.
내가 막 회사를 세웠을 때, 어떤 경영 세미나에 혼다 소이치로가 강사로 초대된다는 소식을 접했다. 나는 고명한 경영자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은 마음에 참가 신청을 했다. 온천 여관을 빌려 2박 3일 일정으로 진행되는 행사여서 참가비용이 수만 엔에 달했다. 그때 당시로써는 큰 돈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혼다 소이치로 얼굴과 목소리를 듣고 싶어 주위의 반대를 무릅쓰고 참가했다.
참가한 날 당일, 온천에 들어갔다가 유카타로 갈아입고 혼다 소이치로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잠시 후 그가 모습을 나타냈는데, 공장에서 바로 달려온 듯 기름투성이의 작업복 차림이었다. 그는 일행을 보고 대뜸 이렇게 말했다.
"여러분 대체 이곳에 무엇을 하러 왔습니까? 경영에 대해 공부하러 온 것 같은데, 그런 여유가 있다면 한시라도 빨리 회사로 돌아가 일을 하세요. 온천에 들어가 먹고 마시면서 경영을 배울 수는 없습니다. 그 증거로 나는 누구에게도 경영에 대해 배우지 않았습니다. 그런 사람임에도 회사를 경영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할 일은 한 가지, 어서 회사로 돌아가 일에 몰두하는 것입니다."
무언가 일을 해내려면 자신부터 불태울 수 있는 인간이어야 한다. 마쓰시타 고노스케, 이부카 마사루도 불타는 투혼을 마음 속에 간직하고 강렬한 의지로 수 많은 역경을 극복해왔다.
투쟁심으로 경영하라
나는 맨주먹으로 교세라를 창업했다. 당시 세라믹 업계를 살펴보면 경쟁이라는 말을 꺼낼 수도 없을 정도로 수 많은 선두 대기업이 존재했다. 기술과 역사, 실적뿐만 아니라 사람, 물건, 자금 등 모든 경영자원에서 그들과 나의 회사 간에는 압도적인 차이가 있었다. 마치 거인처럼 업계에 우뚝 솟아 있었다.
그럼에도 나는 "교토 제일이 될 것이다. 일본 제일이 될 것이다. 세계 제일이 될 것이다"라고 직원들에게 한결같이 공언해왔다. 즉 업계 제일이 되려면 선두 기업을 이겨내야만 한다. 나는 수주 활동에서부터 개발, 생산을 비롯한 모든 국면에서 선행대기업에 절대로 지지 않겠다는 불타는 투혼을 갖고 도전했다.
수주 활동을 하는 데 우물쭈물하던 사원에게 다음과 같이 엄하게 질타, 격려한 적도 있다.
"네가 앞으로 나가지 않는다면, 내가 뒤에서 기관총을 쏘겠다. 어차피 뒤로 도망쳐 와도 죽는 건 매일 반이니 죽을 정도의 기백을 가지고 앞으로 나가라!"
회사의 존속과 사원의 생계를 책임지는 경영자라면, 그렇게 해서라도 주문을 따내야 한다. 매일매일 운영비를 확보함과 동시에 미래를 위해 어떻게든 경영목표를 달성해나가야 한다.
자기 자신에게 승리하라
자신이 정한 목표를 어떻게든 달성하는 것이 불타는 투혼의 하나라고 한다면, 그것은 마치 마라톤처럼 자신에게 승리해야 하는 스포츠의 세계와 닮았다. 바르셀로나 올림픽 때 교세라의 여자 육상경기부 선수가 출전해 5위에 입상한 일이 있다. 굉장히 무더운 날, 경기가 펼쳐졌는데 2위로 들어와 은메달이 확정된 아오모리 유코 선수는 결승선을 지나자 완전 연소한 것처럼 녹초가 되어 쓰러져버렸다. 반면, 우리 선수는 쓰러지지 않고 팔팔했다. 그녀는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목표가 8위였는데, 5위로 들어와 기쁘다"라고
나는 이해할 수 없었다. 엄청난 가능성을 갖고 있던 것을 생각하면 아쉽다는 생각이 가득했다. 그녀가 승리를 위해 투혼을 불태워 힘겨운 연습에 몰두해왔다면, "금메달을 따고 싶었는데, 5위로 들어와 아쉽고 분하다"고 말해야 했다. 아쉽지만 나는 그녀의 인터뷰에서 사력을 다했다는 마음을 읽을 수 없었다.
경영자도 비슷하다. 젊은 시절, 청년회의소 모임 같은 곳에서 동료 경영자들과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그중 실적이 신통치 않은 사람에게 말을 걸어보면 "뭐, 별일 아니야, 괜찮아"라고 말하며 얼버무리려고 했다.
"좀 더 매출을 올려서 남들 이상으로 이익을 내고 세금도 많이 내고 싶었는데.. 생각과 달리 잘 안되더라. 내년에는 다시 한 번 나사를 바짝 조이고 힘을 내려고 한다."
이렇게 말하면 어땠을까 생각해본다.
'불언실행'이라는 말이 있다. 말로 내세우지 않고 실행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불언실행이라는 것은 속임수가 가능하다. 무엇도 약속하지 않았으므로 나중에 가서 "8위가 목표였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금메달을 따겠다"고 약속했더라면 죄송하다고 변명해야 할 텐데 말이다.
목표를 내세우고 약속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목표와 약속을 하면 적어도 다른 사람과 자신을 속이는 일은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경영에서도 비슷하다. 사장이 "이렇게 저렇게 할 것이다"라고 공언하면, 소극적인 것들이 사라진다. 소극적인 것들이 사라질 수 있도록 공언으로써 자신을 몰아붙이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남은 것은 자신이 말한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필사적으로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 설령 이루지 못했더라도, "나의 노력이 부족했다. 내년에 더 분발하겠다"라고 말하면 된다.
'유언실행'이라는 말이 있다. 사장이 솔선수범해 공언하는 경영을 하면 다른 임원에게도 같은 자세를 요구할 수 있다. "나는 매출을 어느 정도 올리겠다." 공언하여 그 약속을 지키게 하는 것이다. 만약 안되면 "대단히 면목이 없습니다. 올해는 나의 노력이 부족했습니다. 내년에는 좀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말하면 된다. 이런 습관을 붙이면 회사 분위기는 훨씬 좋아진다.
경영목표를 공유하라
직원들에게 경영 목표를 공유하여 공감을 얻는 것이 중요하다. 원래 경영목표란 경영자의 의지에서 탄생한 것이지만, 그 목표에 대해 전 직원이 '해보자'고 생각하는 것인지 그렇지 않은지가 중요하다. 바꿔 말하면, 경영목표라는 경영자의 의지를 전 직원의 의지로 변화시킬 수 있느냐는 것이다.
직원들은 대개 높은 경영목표를 위해 스스로 나서서 애쓰는 모습을 좀처럼 보여주지 않는다. 경영목표가 위에서 정해져 아래로 전달되는 방식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하면 아무도 따라오지 않게 된다. 경영목표가 직원들로부터 나와 위로 올라가야 한다. 그것이 '경영자의 의지를 전 직원의 의지로 만드는것'이다.
불타는 투혼을 가지고 경영목표의 실현을 위해 매진함과 동시에 집단 의식을 높여가야만 한다.
"우리 회사는 무한한 가능성을 갖고 있습니다. 지금은 비록 작지만 미래에는 큰 발전을 이룰 수 있습니다."라는 이야기를 입이 마르도록 반복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친목회나 회식 등의 자리를 통해 "올해는 배 이상의 매출을 올리려고 한다"라는 말을 꺼내는 것이다.
경영은 심리학이다. 아무리 낮은 목표를 제시해도 냉철한 사람에게 말을 시작하면 "그것은 불가능하다"라는 발언이 나오기 십상이고, 그러면 논의가 그 방향으로 흐르기 쉽다. 결국엔 경영자가 바라는 높은 목표가 실현될 가망이 없게 된다.
나는 반드시 경영목표는 높게 설정하고 그것에 도전해가는 형태를 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너무 지나치게 높은 목표는 문제가 된다. 반면 전년도 보다 조금 높은 목표 역시 직원들의 사기와 역동성을 잃게 된다.
나는 자주활용하지 않지만, 교세라가 규모가 작았던 시절에 목표에 대한 의구심이 생겼던 직원들 앞에서 이렇게 말했다.
"월 매출 10억 엔을 목표로 합시다. 목표를 달성하면, 전 직원을 홍콩에 데려가겠습니다. 달성하지 못하면 모두 절에 들어가 수행해야 합니다."
단순히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명령을 내리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직원들의 기분을 전환시키고 동기부여를 하면서 경영목표를 공유하는 등 그 달성을 위해서 여러 가지 새로운 방법을 찾아야 한다.
경제 변동에 지지 마라
리더는 눈앞의 경쟁 상대뿐만 아니라 엄습해오는 경제 변동에 대해서 투혼을 발휘해야 한다. 기업 경영자는 엔고와 불황 등의 경제 변동을 변명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사업목표로 매출이나 수익에 대한 계획을 세워도 예기치 않은 일이 발생하거나 불경기에 들어서는 등 불확실한 요소가 너무나 많아 좀처럼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 그러나 이런 환경에서도 경영자는 높은 경영목표와 사업계획을 직원들에게 지속적으로 공표해 회사의 방향을 목표를 실현하는 데 맞춰야만 한다.
아무리 불확실한 요소가 많다고 해도 자신이 정했던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경영자에게 요구되는 것이다. 따라서 경영자는 불타는 투혼을 갖고 경영에 매진해야 한다. 무슨 일이 있어도 그 목표를 실현하고자 하는 강렬한 의지가 있어야 한다.
대기업보다 오히려 중소기업이나 영세기업의 경영자일수록 어떠한 경제 변동이 있어도 굉장한 투혼을 갖고 경영에 임한다. 아직 교세라가 중소기업이던 시기에 오일쇼크가 닥쳤을 때도 우린 앞만보고 달려왔다.
불황에 맞서라
오일쇼크 당시 교세라의 수주는 6개월 만에 10분의 1로 감소할 정도로 경제 위기 였다. 이런 상황에서 나는 '목숨을 걸고 직원들과 기업을 지킨다'는 강한 마음으로 경영에 임했다. 또한 경제 변동을 극복하고 사업을 존속시키는 것 뿐만 아니라 그 역풍 속에서 태양에너지 사업에 진출하는 등 다각화도 이뤄냈다. 태양 에너지 사업은 현재 교세라의 수익을 떠받치고 있는 사업 중 하나로 성장했다.
불황은 곧 성장의 기회임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불황이 닥쳤을 때 필사적으로 노력함으로써 하나의 '모범' 같은 것이 회사 내에 만들어졌다. 그러한 모범이 많을수록 기업의 체질은 강해진다.
1973년 10월 6일, 제4차 중동전쟁이 발발했다. 아랍 산유국을 중심으로 하는 아랍석유수출국기구(OAPEC)는 이스라엘 우호국에 대한 석유 수출 물량을 대폭 줄였다. 이때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원유 가격을 두 번에 걸쳐 2배 이상으로 인상해 원유 도매가격은 단번에 4배 가까이 급상승했다. 이것이 제1차 오일 쇼크의 시작이었다.
석유를 대량으로 소비해왔던 선진 각국은 심각한 타격을 받았고 세계는 동시불황의 양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특히, 세계 최대의 석유 수입국이자 에너지 소비량의 76.3%를 석유에 의존하던 일본으로서는 국가 존망의 위기와도 연결되는 돌발 사태였다.
석유 가격의 급상승은 석유제품을 중심으로 한 도매가에 영향을 주었고, 소비자 물가에도 여파가 미쳐 최고 25%까지 상승했다. 일본은 패닉 상태에 빠졌다.
1974년부터 경기는 더욱 악화되어갔다. 교세라의 상황을 보면, 1974년 1월에 27억 5,000만 엔이던 월 수주액이 6개월 후인 7월에는 2억 7,000만 엔까지 감소했다. 이에 따라 제조 현장 직원의 90%가 일이 없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 창업 이래 지금까지 '전 직원의 물심양면의 행복'을 경영이념으로 추구해왔으며 항상 전사일체가 되어 어려움과 기쁨을 함께해왔다. 이때도 전 직원이 일체 협력해서 견뎌내야 하고, 끝까지 전원의 고용을 사수하겠다는 생각에 흔들림이 없었다.
나는 직원들을 모아놓고 이렇게 말했다.
"어떻게든 고용을 지켜내야만 합니다. 그러나 만들어야 할 물건이 10분의 1로 줄었습니다. 이것을 모두가 만드는 것은 능률적인 방법이 아니고 라인의 생산성도 크게 떨어지고 맙니다. 그러므로 10분의 1이 된 생산을 10분의 1의 인원으로 합시다. 생산라인에서 밀려난 사람들은 다른 일을 찾아 해주십시오"
나머지 사람들에게는 공장 청소, 정원과 화단 손질, 운동장 정비 등 하루 만에 되지 않는 환경 정비를 맡겼다. 이런 기회를 활용해 연수를 실시해 회사이념에 대해 깊게 공부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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