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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누가 내 돈을 훔쳤을까? - 백수 개미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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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내 돈을 훔쳤을까? <중>

 

백수 개미의 비밀

 

일본 훗카이도대 하세가와 에이스케 교수는 열심히 일하지 않는 개미가 80%에 달한다는 파레토 법칙을 세밀하게 들여다봤다. 여기서 발견한 놀라운 점은 안정적인 개미 집단일수록 아예 일을 하지 않는 백수 개미가 20 - 30%나 된다는 사실이다. 아예 놀고먹는 개미가 20 - 30%에 달하는데도 안정적인 집단을 유지하는 비결은 무엇일까?

 

하세가와 교수는 개미의 일 가운데 알에 금이 가지 않도록 돌보는 등의 '누군가가 항상 하지 않으면 집단 전체에 치명적 피해를 끼치는 일'이 있다는 점을 주목했다. 백수 개미가 있는 집단은 일하는 개미가 휴식을 취할때 백수 개미가 대신 일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집단 유지에 반드시 필요한 알을 돌보는 일을 돌아가며 맡을 수 있었던 것이다. 반면에 백수 개미가 없는 집단은 알을 돌보던 개미가 지치면 알을 그냥 방치했다. 결국 치명적 피해를 입고 집단 자체가 무너진 것이다. 백수 개미가 있는 집단은 처음에는 상대적으로 생산성이 낮아 보였지만, 장기적으로 더 안정적이었던 셈이다.

 

여기서 더 나아가 아예 열심히 일하는 일개미와 노는 개미들을 나눠 각각 집단을 만들어 실험했다. 이 실험은 열심히 일하는 일개미 집단이 더 성과가 클꺼라는 전제로 시작했다. 하지만 결과는 거의 차이가 없었다. 열심히 일하는 개미만 모인 집단에서도 20%의 개미가 놀기 시작했고, 노는 개미들로만 이뤄진 집단도 20%만 놀고 나머지 80%가 일을 했다고 한다.

 

개미는 인류의 역사보다 훨씬 긴 시간동안 지구상에서 살아왔다. 개미는 그동안 겪은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끊임없는 경쟁을 부추겨 저성과자를 쏚아내는 조직은 갈수록 도태됐고, 협력을 통해 서로 돌아가며 쉬었던 조직이 오래 살아남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아무 것도 하지 않는 20%의 노는 개미가 상시적으로 필요하다는 지혜는 여기서 터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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