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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나는 세계일주로 돈을 보았다 - 인도, 속고 속이는 도시, 뭄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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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http://www.startour.pe.kr/

 

1950년대 당시 수 많은 젊은이들이 배우의 꿈을 갖고 할리우드 영화 산업지, 로스앤젤리스로 날아갔다. 그렇지만, LA는 이제 더 이상 전 세계에 유일무이한 영화 산업지가 아니다. 미국에 할리우드가 있으면, 인도에 발리우드가 있다. 인구수 약 1,500만 명의 대도시이자 자기이름을 떨치거나 부를 거머쥐겠다는 야망을 품은 인도 젊은이들이 찾는 곳, 세계 어느 도시보다 억만장자가 많고, 빈민가도 많은 곳, 인도의 금융 강자이자, 패션의 진원지 그리고 인도 영화 및 방송 사업의 중심지라고 불리는 그곳 뭄바이다.

 

코너는 과거의 LA에서 성행하던 영화 사기 수법의 최신판을 들여다보기 위해 뭄바이를 찾았다. 뭄바이 공항에서 벗어나 택시를 타고 호텔로 가는 중에 어느 낯선자가 조수석에 탔다. 그는 다짜고짜 "자신은 당신의 여행 상담사"라고 소개하면서 작성해야 할 서류를 건넨다. 철자가 엉망이던 서류는 대충봐도 공식적인 문서가 아니었다. 택시는 자신의 호텔로 데려다주지 않고 이상한 길로 빠졌다. 어느 빈민가로 빠진 택시는 도로 한 가운데에서 펼쳐지는 종교의식 앞에 멈춰섰다. 반대편에 차량은 유유히 대중을 뚫어 나가는 반면 여행 상담사는 일방 통행이라 지나갈 수 없다는 어처구니 없는 말만 늘어놓는다. 여행 상담사는 5만 1000루피 (약 89만원)를 내면 길을 터주겠다는 종교 지도자의 말을 전달한다. 45도의 무척 더운 뭄바이의 날씨와 에어컨이 나오지 않는 택시, 이제서야 상황이 파악되었다. 코너는 납치된 것이다.

 

우선 이 자리를 빠져나가야겠다고 판단한 코너는 가장 낮은 금액부터 흥정을 시작했다. 약 40파운드 (약 6만원)으로 위기를 넘기니 이번엔 자기가 예약한 호텔로 보내주지 않고 다른 곳으로 데려다준다. 코너는 작정하고 자기가 여기 온 목적을 설명하고, 여행 상담사에게 돈을 더 줄테니 사실대로 말하라고 설득했다. 돈의 힘으로 여행 상담사는 원래 예약한 호텔로 데려다줬고, 그는 사실대로 말했다. 당연한 말이지만, 전문 사기꾼이었다. 보통 노부인과 함께 차에 뛰어들어 병원까지 태워달라고 간청하는 건데, 오늘은 아퍼서 안나왔단다. 뭄바이 사람들은 모두 배우를 꿈꾼다는 말과 함께 마지막 인사를 건네고 그는 사라졌다. 

 

다음날 본격적으로 뭄바이의 사기행각에 대해 조사해보기 위해 코너는 시내로 나갔다. 그는 거기서 외국인 배역을 찾고 있다는 여자의 접근에 쉽게 응했다. 역시 직접 현장에 뛰어들어 사기 수법의 이면을 확인해보려는 속샘인 것이다. 그녀는 프로필사진과 포트폴리오를 요청했는데, 휴대전화 사진으로는 부족해서 전문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촬영까지 하면 약 400파운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코너는 그 돈을 지불하고 수영장에서 여러 사진을 찍었다. 사진 촬영까지하니 누구라도 이런 사기에 쉽게 걸릴 듯 해보였다. 다음날 촬영이 있으니 늦지말라는 메시지와 함께 헤어졌지만, 결국 그녀는 약속장소에 나타나지 않았다.

 

이번엔 다른 남자가 코너에게 접근한다. 게다가 비슷한 수법으로 프로필 사진 촬영을 요청했지만, 다른 점은 돈을 요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코너는 의심을 품고 다시 한번 사기 수법을 파헤쳐보기로 한다. 순조로운 사진 촬영을 마쳤고, 촬영 테이프를 감독에게 보냈으니 답변이 올때까지 기다리는 말과 함께 사라졌다. 그럼 사기는 어떻게 된거지? 다행스럽게도 며칠 뒤 다시 연락이 왔고, 촬영을 해보자는 제안이 왔다. 축하 파티와 함께 말이다. 다시 사기 행각이 시작됨을 짐작할 수 있다.

 

축하 파티에서 남자는 코너에게 아름다운 여자 한명을 소개시켜줬다. 시간이 가는줄 모르게 이야기를 나누다 셋은 함께 호텔 방으로 옮겼다. 촬영일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갑자기 경찰이 들이닥쳤다. 다소 당황했지만, 코너는 이것마저도 사기라는 짐작을 했다. 그들은 미성년자와 술마신 것에 대해 2000달러를 요구하는 것이다. 코너는 이제 연기는 그만하고 사실대로 말하라고 그들에게 응수했다. 그리고 자기는 사기 현장을 추적하러 뭄바이에 왔다는 사실도 알렸다.

 

그들은 적으면 두 명 많으면 여러 명이서 사기 칠 먹잇감을 찾는다고 고백했다. 보통 관광객이 아주 쉬운 타겟이 되는데, 대부분 여행할 시간이 아깝기 때문에 뇌물 (돈)로 주고 그냥 넘어간다는 것이다. 심지어 진짜 경찰도 뇌물로 수습할 수 있다. 돈이면 다 해결된다. 뭄바이의 사기꾼들은 그 누구보다 독창적이었다. 가짜 여행 상담사, 캐스팅 디렉터, 미성년자 매춘부, 가짜 경찰까지 돈을 갈취하기 위해서라면 그들은 어떤 역할이라도 마다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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