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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나는 세계일주로 돈을 보았다 - 아르헨티나, 위조지폐가 판치는 도시, 부에노스아이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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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https://travfotos.tistory.com/1352

머리쓰는 범죄자는 대부분 두 부류로 나뉜다. 1) 사기꾼, 그들은 전면에 나서서 활동한다. 천진난만하게 웃고 둘도 없는 친구 행세를 하다가, 뒤통수를 쳐서 돈을 가로채는 부류다. 2) 위조범, 이들은 '얼굴 없는' 범죄자들인데, 어둠 속에서 배후를 조종하고, 결정권을 쥔 채 지저분한 일은 다른 잔챙이들의 손에 맡긴다. 코너는 아르헨티나로 날아간 이유는 위조지폐에 대한 실상을 파헤치기 위해서였다.

 

사실 위조범들에게 단기 수익을 노리고 복제하거나 바가지 씌울 만한 것은 넘쳐난다. DVD부터 예술작품에 이르기까지, 누군가의 지적 재산을 복제한 모조품을 헐값에 팔아넘기는 시장은 생각보다 크다. 할리우드 최신 개봉작 DVD가 단돈 1달러에 팔리는 경우도 있으니 말이다. 그중에 지폐위조가 위조범 사이에서는 가장 궁극적인 목표인데, 가장 악명 높은 지폐위조 국가가 바로 아르헨티나다.

 

1970년대 중반, 이사벨 페론의 치하에 있던 파시즘 시대에 반혁명 지하조직은 정부를 와해시키기 위해 위조지폐 (팔소)를 불법 생산하여 시장에 투입했다. 이 더러운 돈에 의해 통화 공급량이 늘어나면서 초인플레이션이 발생됐고, 아르헨티나 전역에 파업과 폭력시위가 잇따르면서 페론은 결국 1976년에 스페인으로 망명했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했다. 혁명가들은 돈을 마음껏 위조할 수 있는 기계와 노하우를 모두 겸비했지만, 더 이상 '명분'이 없었다. 그들은 축적한 기술로 개인용도에 맞춰 사용하기 시작했다. 혁명가는 순식간에 위조범, 갱스터로 몰락했다.

 

'남미의 파리'라고 불리우며, 유럽식 건물들이 즐비한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위조지폐를 만나는 가장 쉬운 방법은 택시를 이용하는 것이다. 코너는 택시를 이용하고 거스름돈을 받았다. 거스름돈으로 커피를 마시려는데, 계산대의 남자가 지폐를 살펴보더니 이렇게 말한다. "죄송합니다 손님, 이건 위조지폐 팔소입니다. 이걸로는 계산이 안됩니다."

 

집을 떠나 안락한 곳을 벗어나면 여행객은 범죄의 취약한 표적이 된다. 2가지 이유가 있는데, 첫번째, 휴가지에서 긴장을 풀었기 때문에. 두번째, 휴가 중에는 시간이 곧 돈이기 때문에 웬만해서는 강력한 응징을 요구하지 않는다. 귀중한 휴가 중에 경찰서에 앉아 지갑을 도난당했다, 택시기사가 위조지폐를 건넸다 등 범죄 사실을 신고하며 시간을 허비하고 싶은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코너는 이 바닥의 우두머리를 찾기 위해 제일 밑바닥에 있는 사람에게 접근했다. 바로 택시기사다. 위조지폐는 시내에 있는 중개상에게 구입한다. 상태 좋은 위조지폐를 각각 반값에 사들이고, 관광객들 대상으로 돈을 건네도 이익을 챙긴다. 관광객은 현지인보다 위조지폐를 알아채지 못할 확률이 높고, 알아챈다 해도 경찰을 개입시킬 확률이 낮다. 놀라운 점은 이러한 사기행각에 대해 대부분의 택시기사는 별 다른 거리낌이 없어 보인다는 것이다. 코너는 그들에게서 양심의 가책을 느끼는 기색을 찾아볼 수 없었다.

 

택시기사는 팔소를 판매하는 중개인을 소개시켜줬다. 코너는 중개인으로부터 위조지폐가 택시뿐만 아니라, 스트립 클럽, 카페, 환전소 등 다양한 곳으로 유통된다고 알려줬다. 그렇다면 이 위조지폐를 생산하는 사람은 누굴까? 코너는 위조지폐를 만드는 사람, '예술가'라고 불리우는 사람에게 접근하기 위해 여러 채널로 정보를 수집했다. 그의 이름은 '헥토르 페르난데스' 여러 전과 기록이 있었지만, 가장 오래 복역한 기간은 겨우 4년이였다. 현재 그는 부에노스 아이레스 북부 교외 지역 대저택에서 지내고 있다.

 

예술가 '헥토르 페르난데스'는 코너를 자기 집으로 초대했다. 자신은 이미 위조지폐 생산을 그만뒀으며, 자신이 했던 일을 사랑했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자신의 위조지폐로 마약을 사들이는 사실을 알고 죄책감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쪽 업계에서 가장 힘든 부분은 위조지폐를 합법적인 시장에 들여놓는 것이다. 큰돈은 거기서 벌기 때문에 언제나 폭력과 총이 함께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난 이 일을 하면서 총 한 번 쏜 적없다." 

 

코너는 부에노스아이리스에서 원하는 목표를 다 달성했다. 하지만, 갱스터 라인에 대해 그는 직접 두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다. 친구 기자도 말렸지만, 그는 한번 직접 경험해보기로 결정했다. 교외 빈민 거주 지역의 어느 건물, 방은 무척 더웠으며, 그들은 코카인를 한가득 들이마시고 있었다. 그들은 그야말로 엉망진창이었다. 자신의 손에 희생된 사람들을 아무렇지 않게 무시하며, 무자비한 폭력에 웃어 넘겼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위조지폐의 유통은 은행까지 연결되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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