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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일상19 - 산을 탄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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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원래 하이킹을 좋아하지 않았다. 1년동안 지낸 뉴질랜드에서 하이킹 경험은 고작 2번이였다. 3년동안 지낸 중국에서는 3번? 4번? 얼마되지 않는다. 항주에서 유학생으로 지내는 동안 동네 봉우리는 처다도 보지 않았고, 근처에 있던 유명한 오대명산 황산도 방문하지 않았다.

그런데 내가 말레이시아에서 정착하면서 산을 타기 시작했다. 처음엔 동네 근처 공원을 걷거나, 국립공원에서 사람들이 올라가는 코스를 따라가봤다. 대부분 평탄했고, 초보자들이 쉽게 도달할 수 있는 무난한 코스였다. 처음엔 재밌었지만, 쉽게 도달하니 금세 익숙해졌다. 나는 조금씩 높은 곳으로 올라가보고 싶었다.

그러다 우연히 Grab 기사에게 추천 받은 하이킹 코스를 계기로 Broga hill에 가봤다. 그동안 경험해본 코스와 다르게 어떻게 내려올지 걱정이 들만큼 경사져 있었지만, 올라가서 맞이한 아침 햇살은 내 기분을 최고로 만들어줬다. 그때부터 나는 왜 사람들이 산을 타는지 조금씩 이해하기 시작했다.

모험을 시도할때는 보통 두가지 직감이 나를 알려주는데, 하나는 위험을 알리는 신호고 하나는 호기심을 알리는 신호다. 매번 산을 타면서 느끼는 것은 위험 신호보다 호기심 신호가 나를 더 자극한다. 앞으로 가지 않고 돌아가면 후회한다는 신호이다. 그 후 나는 계속 산을 타고 있다. 조금 험하지만 올라갈때마다 내가 무언가 도전한다는 생각 때문에 스스로 자극이 된다. 

벌써 4번째이다. 자꾸 고정된 틀에서 내 자신을 벗어나게 하려 노력 중이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더 높은 산에 도전 할 것이다.

쿠알라룸푸르가 보인다.
생각보다 산이 험하다
바투케이브도 보이고, 내 집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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