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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 주장은 반드시 논증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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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중>

 

어떤 주장을 할 때는 반드시 근거를 제시함으로써 옳은 주장이라는 것을 논증해야 한다. 논증하지 않고 주장만 하면 바보 취급을 당하게 된다. 글을 쓸 때는 사실은 증명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사실로 인정받지 못한 주장은 반드시 그 타당성을 논증해야 한다. 사실과 주장은 엄격하게 구별하고 다르게 취급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예시를 보자.

 

"대한민국 최고 미남은 장동건이다"

 

형식만 보면 마치 사실을 쓴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게다가 엄밀하게 말하면 주장도 아니다. 단지 주관적 취향을 고백한 것일 뿐이다. 주장을 하려면 아래와 같이 써야한다.

 

"나는 장동건을 대한민국 최고 미남이라고 생각한다"

 

이 글은 주장이다. 따라서 논증을 해야 한다. 장동건이 최고 미남이라고 판단하는 근거나 이유를 밝혀야 한다. 1) 미남의 기준을 제시한다. 2) 미남 기준에 이의를 제기하고 다른 기준을 제안한다. 예를 들어, <별에서 온 그대> 김수현이 장동건보다 더 정확하게 그 기준에 부합한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스포츠를 주제로 논증 없는 주장에 대한 예시를 소개한다.

<오늘 벌어지는 한미전이 재삼 우리 민족의 저력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모두 불굴의 투혼으로 반드시 승리해 16강 진출은 물론 우리 민족의 우수성을 드높여 줄 것으로 확신한다>

 

유시민 작가는 '민족은 축구를 하지 않는다'는 제목으로 위의 논평을 증명할 필요가 있는 명제라는 전제로 글을 썼다. 그는 민족의 저력 / 민족의 우수성이라는 전제가 타당한지 알아봤고, 위의 전제가 옳다면 카메룬, 나이지리아, 세네갈은 저력이 있고, 우수한 민족인 반면에 미국, 일본, 중국, 한국은 저력이 없고 우수하지 못한 민족으로 전락한다. 즉 축구 성적과 '민족의 우수성' 사이에는 인과관계나 상관관계가 없다.

 

 

논증의 미학이 살아 있는 글을 쓰려면 사실과 주장을 구별하고 논증 없는 주장을 배척해야 하며 논리의 오류를 명확하게 지적해야 한다. 아쉽게도 모든 사람이 논증의 미학을 애호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힘과 권력을 가진 사람들은 엄격한 논증을 싫어하는 경향이 있다. 논증은 평등하고 민주적인 인간관계를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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